근 한달간을... 눕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가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던 서울시 오페라 하우스 현상설계 발표가 났더군요...

뭐... 국제현상설계이기에 세계적인 건축가와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며 입상이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했으면서도...

워낙 컨셉이 좋았고... 땅< 서울< 한국을 아우를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위해 참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많이 섭섭하네요...

실력이 없고... 솜씨가 없어 수상을 하지 못한것이야 어쩔수 없겠으나...

서울시, 아니 국가의 큰 페러다임을 만들어가겠다며 시행했던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단 이틀동안 심사해서 조속하게 당선작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몇해전 지금 공사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졸속행정이 또한번 되풀이 되는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건립하겠다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공무원들의 개념없는 일정관리로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골치거리로 전락한 예가 있음에도, 이번 오페라 하우스 역시 서울을 대표할만한 상징물을 건립하겠다면서 장기적이지 못한 불과 1~2개월만에 무언가를 이루어 내려는 사고방식 자체가...

서울사람, 아니 한국사람으로서 아쉬움이 큽니다.

우리의 안이 채택이 되지못했다고 해도... 적어도 외국인들, 혹은 내국인들에게 자긍심을 갖을수 있는 안을 채택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어야 하고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 함에도...

자신들의 재직기간, 재임기간에 무언가 이루어 내려는 조급한 발상이... 자칫 또하나의 흉물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폼보드 4장에 모든걸 표현해내는것이 쉽지 않은일이고... 반대로 생각해 보면 폼보드 4장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의미와 작가의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좀더 긴 시간을 갖고 좀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했어야 함에도...

단 이틀만에 400여작품에 가까운 출품작들을 단 몇명의 심사위원들이 결정해 낸다는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계획안이 당선되지 못해서 안타까운것이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보다 자신들의 의미와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듯한 모습에 훗날의 내 다음세대들에게 과연 의미있는 무언가를 하나라도 남겨줄수 있을지 안타깝고 걱정 스럽습니다.

건축을 하게 된것도...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것도...

내 자식... 내 후손들에게... 유럽의 여러나라, 아니 옆나라 일본 사람들처럼... 자랑스럽게 자신들이 세워놓은 역사들에 대해 이야기 해 줄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함이었는데...

작금의 현실은... 너무도 슬프고, 나... 그리고 우리의 힘이 너무도 미약함에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부디... 좋은 당선작이 선정되어...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건축물이 단 하나라도 이나라 이땅에 세워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갖어 봅니다.

정치인, 행정관료들의 몰이해와 비문화적 가치들로 인해... 더이상 이나라 이땅의 아쉬움들이 늘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갑자기... 허무해지고 술생각이 간절해 지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獨樂...